규제가 옮겨 놓은 경쟁의 기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6년 7월 16일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구글에 AI 기술과 검색 데이터의 개방 의무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데이터도 공개해야 하고 기술도 열어야 한다. 폐쇄해서 지키던 우위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러면 경쟁의 중심은 어디로 옮겨가는가. 남는 것은 그 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다. 측정 방식을 공개하고, 오류가 나면 추적할 수 있는 형태로 기록하는 제품이 선택된다. 신뢰성이 곧 비용으로 계산되는 B2B 영역에서 특히 그렇다.
입력 정확도
모델이 아무리 정교해도 입력이 틀리면 결과는 추측이 된다. 심박수나 수면 시간 같은 값이 부정확한 상태에서 나온 건강 관리 계획은 과학이 아니다. 알고리즘을 다듬는 것보다 센서에서 들어오는 값을 맞추는 쪽이 먼저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뢰를 얻는 제품은 데이터 정확도를 공개하고, 어떤 출처를 쓰는지 밝히고, 근거를 함께 내놓는다. 정확도를 공개하면 그 수치가 신뢰의 근거가 되고, 신뢰는 값을 받는다.
개방된 시장에 남는 우위
규제로 기술이 공개되면 폐쇄해서 얻던 우위는 줄어든다. 같은 데이터, 비슷한 모델을 쓰는 제품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 조건에서 남는 차이는 규정을 정확히 지키는가, 측정 방식을 공개하는가, 오류를 추적할 수 있게 기록하는가다. 셋 다 알고리즘이 아니라 운영의 문제다.
검증 인프라가 먼저
AI 에이전트에 대출 승인이나 투자 판단 같은 결정을 맡기자는 논의가 나온다. 사람이 매번 확인하지 않고 자동으로 처리되는 구조다.
이런 구조가 성립하려면 한 가지가 필요하다. 그 에이전트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끝까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나누려면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고 검증하는 층이 먼저 있어야 한다. 보험으로 이 위험을 보장하려 해도 같은 기록이 전제다.
투명성 없는 자동화는 신뢰를 만들지 못한다. 검증과 기록 인프라가 깔린 다음에야 에이전트가 맡을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진다.
InsightWorks의 관점
초기 AI 시장은 "더 똑똑한 모델"의 경쟁이었다. 지금은 "믿을 수 있는 결과"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 우위가 평준화될수록 투명성과 검증 능력이 차별점이 된다. 측정을 공개하고, 오류를 추적할 수 있게 만들고, 데이터 품질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춘 제품이 시장에서 선택된다. 검색이든 코칭이든 금융이든, 적용 분야는 달라도 기준은 같다.